도쿄 아자부주반의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소바집 한 곳이 눈에 띕니다. 바로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라시나호리이 (更科堀井) 본점입니다. 1789년에 창업해 230년 넘게 이어져 온 이곳은 하얀 메밀면으로 유명한 사라시나 소바를 필두로, 전통과 정성이 깃든 일본 소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9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노포는 아자부주반 본점을 비롯해 니혼바시 타카시마야, 타치카와에도 분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카케소바, 사라시나소바, 그리고 타마고야키를 주문하고 깊은 맛과 분위기를 만끽했습니다.
매장 정보
- 상호: 소혼케 사라시나 호리이 (総本家 更科堀井)
- 주소: 東京都港区元麻布3-11-4 (Tokyo, Minato-ku, Motoazabu 3-11-4)
- アクセス:
- 오오에도선 아자부주반역 7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남보쿠 선 아자부주반역 4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영업시간: 평일 11:30 ~ 15:30 (L.O. 15:00) , 17:00 ~ 10:30 (L.O. 20:00)
- 토, 일, 축 11:00 ~ 20:30 (L.O. 20:00)
- 전화번호: 03-3403-3401
홈페이지 메뉴. 가격 안내
https://www.sarashina-horii.com/azabu/menu/
おしながき | 麻布十番本店 | 総本家 更科堀井:更科そば
江戸時代中期以来二〇〇年余に及ぶ家業の伝統の手打ち更科蕎麦。更科そばの特徴は、上品な色の良さにございます。最上の玄そばの、実の中心部からとれる真白いそば粉だけを使ったそば
www.sarashina-horii.com
사라시나 호리이의 분위기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현대적인 감각과는 거리가 먼,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 펼쳐집니다. 에도 시대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듯한 고풍스러운 공간은 세련되면서도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장식과 정갈한 식기들은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품은 문화 공간임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의 친절한 미소와 세심한 서비스도 이곳의 품격을 더합니다.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소바 한 그릇을 먹는 동안에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섬세한 맛의 향연: 카케소바, 사라시나소바, 타마고야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뉴들이 하나씩 테이블 위에 놓였습니다.
타마고야키 (玉子焼)
타마고야키는 소바만큼이나 이곳의 정성을 보여주는 요리였습니다. 두툼하게 썰린 타마고야키는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이 돋보이며, 달걀의 고소함과 약간의 단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마치 구름처럼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에 감탄이 나옵니다. 곁들여진 간 무와 함께 먹으니, 짭짤하며 깔끔한 맛을 더해주었습니다.
타마고야키의 표면은 고르게 구워져 황금빛을 띠고 있으며,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달콤한 여운을 남깁니다. 소바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메인 요리의 담백함과 타마고야키의 풍부한 맛이 서로를 보완하며 식사의 완성도를 높여주었습니다. 이곳의 타마고야키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그 자체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요리였습니다.
카케 (かけ)
따뜻한 다시 국물에 담겨 나온 기본 카케 소바는, 맑고 깊은 국물 향이 먼저 코끝을 간지럽혔습니다. 한 모금 맛보는 순간, 은은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다시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습니다. 소바면은 따뜻한 육수 속에서도 쫄깃함을 잃지 않으며, 부드럽게 목을 넘어갑니다. 심플하지만 정성이 담긴 맛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추운 날 아자부주반을 방문한다면, 이 따뜻한 소바로 마음까지 녹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사라시나(さらしな)
사라시나호리이의 시그니처 메뉴인 사라시나소바는 메밀의 껍질을 쓰지않고 메밀의 속만 곱게 도정한 메밀가루로 만든 하얀 소바면이 특징입니다. 일반 소바와 달리 부드럽고 섬세한 식감이 돋보이며, 면의 표면은 매끄럽고 살짝 투명한 빛을 띠고 있습니다. 첫 입을 먹는 순간, 메밀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쫄깃한 탄력이 혀끝에서 느껴집니다.
함께 제공된 츠유는 깊은 감칠맛과 간장의 풍미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약간의 단맛과 짭짤함이 균형을 이루며, 소바의 담백함을 한층 돋보이게 해 줍니다. 츠유에 살짝 담갔다가 입에 넣으면, 차가운 소바와 짭짤한츠유가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면, 톡 쏘는 향이 소바의 풍미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한 그릇을 다 먹고 나서도 깔끔한 여운이 남아 또 한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바유로 마무리
식사 후 제공된 소바 삶은 물(소바유)은 사라시나호리이의 세심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줍니다. 츠유에 소바유를 섞어 마셔보니 깊은 풍미가 입안을 감쌌습니다. 소바유의 구수한 맛이 츠유와 어우러지며, 식사의 마무리를 따뜻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줍니다. 이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이곳이 단순한 소바집이 아니라, 전통과 정성을 담은 공간임을 보여줍니다.
아자부주반에서의 특별한 경험
소혼케 사라시나호리이는 단순히 맛있는 소바를 제공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아자부주반의 역사와 에도시대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시간 여행 같은 공간입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즐기는 담백하고 정갈한 소바 한 그릇은, 도쿄의 번잡함 속에서도 잠시 멈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선사합니다.
음식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세심한 서비스는 이곳이 왜 200년 넘게 사랑받아왔는지 보여줍니다. 아자부주반을 방문한다면, 사라시나호리이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한 식사를 경험해 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이곳에서의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도쿄 여행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